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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LA루카돈치치77 2025. 6. 24. 12:48

무형유산, 그 전통과 창조의 경계에서

무형문화유산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생생한 문화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판소리, 가곡, 무용, 줄타기 등 다양한 전통예술은 긴 시간 동안 대를 이어 전승되어 왔고, 그 안에는 한국인의 미의식, 정신, 공동체의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산이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기 위해서는 단순한 보존을 넘어 ‘현재적 재창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립무형유산원이 선보이는 기획공연 「예능풍류방」은 전통의 명맥을 잇는 이수자들이 중심이 되어 현대 관객과 소통하는 새로운 형식의 무대로 기획되었습니다. 특히 2025년 상반기에 펼쳐진 공연은 “풍류”라는 주제를 현대적인 해석으로 풀어내며 전통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했습니다.

 

이 공연은 단순한 전통공연이 아닙니다. 고정된 양식과 틀을 뛰어넘어, 각 예능 분야의 이수자들이 창의적으로 해석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전통 예술과 현대 감각이 만나는 지점에서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상반기 ‘예능풍류방’ 기획공연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을까요? 전통과 창조가 어우러진 이 특별한 무대를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예능풍류방’ 공연의 구성과 핵심 가치

공연 개요와 기획의도

‘예능풍류방’은 국립무형유산원이 주관하고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기획공연으로, 전통예술의 대중적 확산과 무형유산 이수자의 창의적 활동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상반기 공연은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공연장에서 총 3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이 공연은 기존의 정형화된 전통공연 형식에서 탈피하여, 이수자들의 자율적 기획과 참여를 기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국가무형문화재 제도를 중심으로 전통을 계승해 온 예능 종목의 이수자들이 단순한 전승자가 아닌 창작 주체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된 것입니다.

 

공연명인 ‘풍류방’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음악, 시, 서화 등을 즐기며 정신적 교류를 나누던 공간에서 착안한 것으로,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과 창조의 공간을 상징합니다. 전통이라는 기반 위에 현대적 해석과 개인의 색채가 더해져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현대의 풍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연별 하이라이트와 이수자들의 개성적 해석

상반기 공연은 총 3회로 구성되었으며, 각 회차는 고유의 주제와 이수자들의 해석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습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 제1회 공연: 고전의 재발견 – ‘전통, 새로운 시선으로 보다’

▷ 공연 개요

  • 일시: 2025년 4월 20일
  • 주제: 전통 양식의 원형을 바탕으로 창작적 변형을 시도
  • 구성: 정가, 판소리, 가야금병창, 거문고산조 등

▷ 주요 프로그램

프로그램명 장르 참여 이수자 특징
‘경풍류: 시와 선율의 방’ 정가 김가은(정가 이수자) 고전 시조와 자작시 결합, 정가의 완급 조절을 극대화
‘춘향가 중 옥중가’ 판소리 박선호(판소리 이수자) 전통 소리 형식 유지, 조명과 음향 효과를 통한 몰입도 강화
‘병창의 정서, 가야금의 호흡’ 가야금병창 이연주(가야금병창 이수자) 사설 일부 현대화, 장단은 전통 고수법을 유지
‘산조의 흐름: 거문고 독주’ 거문고 산조 조성훈(거문고 이수자) 황병기류 변형, ‘산조의 서사성’을 시각적 영상과 결합

 

 

 

 

▷ 분석

  • 이 공연은 각 예능의 원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창작자의 시선이 더해진 것이 핵심입니다.
  • 정가와 병창의 경우, 현대시와의 결합이 흥미로운 시도였으며, 음향 연출을 통해 청각적 요소를 강화한 점이 돋보입니다.
  • 무대 구성은 전통악기를 중심으로 ‘풍류방’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관객은 전통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 제2회 공연: 몸으로 그리는 전통 – ‘무형의 몸짓, 시대의 언어가 되다’

▷ 공연 개요

  • 일시: 2025년 5월 18일
  • 주제: 전통 무용의 미학과 감정을 신체 움직임으로 표현
  • 구성: 태평무, 살풀이, 승무, 창작무용, 영상설치 협업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 주요 프로그램

프로그램명 장르 참여 이수자 특징
‘백의의 정념: 살풀이의 현대적 재해석’ 살풀이춤 윤하영(살풀이 이수자) 천(布)을 활용한 무대미술과 조합, 슬픔의 시각화
‘승무: 균형과 깨달음의 선율’ 승무 최종수(승무 이수자) 법고 리듬 재구성, 불교적 상징성을 현대적으로 환기
‘태평무와 군무의 결합’ 태평무 김나율 외 4인 솔로와 군무의 결합을 통해 화려함과 정중함 교차
‘몸, 바람, 시간’ 창작무용 연합팀 전통 춤사위 + 현대무용 기법 접목, 미디어 아트와 동시 연출

 

▷ 분석

  • 가장 무대 연출이 시각적으로 화려한 공연으로 평가되며, 무용의 미학적 가치와 현대적인 미디어 설치 예술이 결합된 형태였습니다.
  • ‘살풀이’ 프로그램은 감정의 전달 방식에서 극적 성취를 이루었고, ‘승무’는 음악의 박자와 정서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속도감을 높였습니다.
  • 무형유산을 ‘기억의 신체 언어’로 전환하는 성공적인 시도로 평가할 수 있으며, 무용 이수자들이 자신의 해석을 몸으로 발화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 제3회 공연: 풍류, 일상을 노래하다 – ‘전통예술, 모두의 일상으로’

▷ 공연 개요

  • 일시: 2025년 6월 15일
  • 주제: 전통예술과 현대인의 일상을 잇는 참여형 공연
  • 구성: 민요, 줄타기, 탈춤, 관객 참여형 합창 퍼포먼스

 

 

 

 

▷ 주요 프로그램

프로그램명 장르 참여 이수자 특징
‘서울아리랑-다같이 부르는 노래’ 민요 김지은(민요 이수자) 다중 언어 가사 구성, 관객 떼창 유도
‘거리의 철학자: 창작 탈춤’ 탈춤 신윤호(탈춤 이수자)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풍자극, 사회비판 요소 가미
‘줄 위의 인생극장’ 줄타기 정준섭(줄타기 이수자) 기존 줄타기 연희에 현대적 연극 대사 삽입
‘풍류 한마당: 모두의 합창’ 종합 피날레 전 출연자 + 관객 관객이 함께 춤과 노래를 즐기는 대동 퍼포먼스

 

▷ 분석

  • 전통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참여와 공감으로 확장한 공연으로,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구성이 특징입니다.
  • 특히 탈춤 프로그램은 전통 속 해학과 비판 기능을 현대 사회문제(기후, 플라스틱 등)와 연결시켜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 ‘서울아리랑’은 현대 대중가요 스타일의 편곡과 함께 다국적 관객을 배려한 영어/일어 가사를 포함, 국제적 소통 가능성도 보여주었습니다.
  • 전체 공연을 ‘일상 속 풍류’라는 키워드로 정리하면, 예능풍류방의 대중적 접근 가능성을 가장 잘 증명한 회차입니다.

 

 

이수자 중심의 기획과정과 그 의의 

이번 예능풍류방 공연은 단순히 무형유산 전승자들의 무대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연의 기획부터 연출, 무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이수자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한 점에서 특별합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이는 무형유산 보유자 및 전승자들이 단순한 기술 보유자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 창작자로서 전통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이수자 간 협업이 이루어졌고, 무형유산 분야 간 융합 공연 또한 이루어져 다양한 시도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무형유산의 ‘살아 있는 전승’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재현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창조로 확장될 수 있음을 이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객 반응과 문화적 파급효과 

실제 공연 이후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전통공연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형식에 대한 호응이 컸으며, 특히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이는 국립무형유산원이 의도한 ‘전통예술의 일상화, 현대화’ 방향성과 일치합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도 공연 장면이나 소감이 확산되었으며, 공연 이후 영상 아카이브 콘텐츠를 활용한 온라인 교육 및 콘텐츠 확장 계획도 예정되어 있어, 그 여운과 효과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예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무형유산을 박제하지 않고 실천예술로 전환한 의미 있는 기획”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향후 유사 기획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전통의 재해석을 통한 문화유산의 확장

예능풍류방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무대가 아닙니다. 전통이라는 원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무형유산 이수자들이 창작자로서 설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는 기획입니다. 관객의 반응과 문화적 파급효과, 그리고 참여 이수자들의 만족도까지 고려할 때, 이 공연은 전통예술 생태계의 건강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 ‘예능풍류방’ :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창의적 무대, 전통예술의 현재를 만나다

무형유산은 살아 있어야 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변화는 단절이 아니라, 연결과 재창조를 통해 완성됩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기획한 이번 공연은 바로 그 연결의 예술이자 창조의 장이었습니다.

 

2025년 하반기에는 또 어떤 창의적인 무대가 펼쳐질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이제 전통예술은 더 이상 박물관 안의 유산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감성을 채우는 현재형 예술이 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예능풍류방’ 같은 시도가 지속적으로 존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