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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산림청,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by LA루카돈치치77 2025. 6. 11.

세계가 인정한 산림녹화의 기적

1960~70년대, 한국은 '민둥산의 나라'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국토 곳곳은 헐벗었고, 산림은 마구잡이 벌채와 연료용 장작 채취로 인해 회복 불능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한국의 산림 녹화율은 불과 30% 남짓이었고, 황폐한 산지는 홍수, 산사태, 토양 유실 등으로 이어져 농경지와 주거지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추진한 대규모 산림녹화사업은,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성공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그 결과물이 바로 2023년 5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입니다. 이는 단순히 숲을 되살린 물리적 결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록물에 담긴 정책 기획, 국민 동원, 기술 개발, 산림 보호운동 등 전 국민의 공동의지와 실천이 인류 공동의 문화적 자산으로 공인받은 것입니다. 한때 헐벗었던 산에서 나무가 자라 숲이 되고, 숲이 사회를 살린 이 역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록될 가치'를 가진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의 배경, 주요 기록물의 내용, 국제적 의의와 더불어, 우리가 오늘날 이를 어떻게 계승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산림녹화의 여정과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의미

산림녹화사업의 역사적 배경과 추진 과정

산림녹화는 단순한 환경 미화 사업이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1960년대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를 겨우 넘기는 극빈국이었고, 땔감을 위한 무분별한 벌채는 산림 황폐화를 가속화했습니다. 이로 인한 토양 유실과 재해 피해는 농촌 공동체의 생존까지 위협하던 상황이었습니다.

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이에 따라 박정희 정부는 1973년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수립하며 대대적인 산림녹화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전국 각지의 주민들은 매년 식목일마다 나무를 심고, 밤나무 등 생계형 수종을 조림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약 30억 그루에 달하는 묘목이 전국 산야에 식재되었고, 숲은 서서히 생태계를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산림청을 중심으로 한 전문 인력의 양성, 묘목 생산과 유통 기술 개발, 헬기 및 기계화 조림 기술 도입 등이 동시에 추진되며 선진국 수준의 산림관리체계가 구축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환경개선이 아닌, 산림을 통한 국가 경제 안정화 및 재해방지 체계 구축이라는 장기적 비전의 실현이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록물의 구성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국가 주도로 추진된 산림녹화사업 전반에 대한 기록을 집대성한 것입니다.

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산림녹화 정책 문서: 치산녹화 계획서, 시행령, 예산안 등 정부 주도 사업계획서 및 실행보고서
  • 국민 참여 기록: 식목일 행사 관련 사진, 농민 자원봉사 관련 문서, 주민 교육자료
  • 기술자료 및 지도: 조림지별 수종 현황 지도, 헬기 투입 계획도, 묘목 육성 및 배분 보고서
  • 성과 통계: 연도별 식재 수량, 생존율, 조림 면적 변화 그래프 등

이들 기록물은 2022년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이 협업하여 정리한 후, 유네스코에 공식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산림녹화 성공 사례의 국제 공유 가능성, 보존 가치, 진정성 등을 인정받아 세계기록유산으로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산림녹화의 가치

대한민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국민 주도형' 대규모 조림 성공 사례로 손꼽힙니다. 개발도상국에서 고도성장을 이루는 와중에도 환경 재건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은행(World Bank)도 한국의 사례를 개발도상국의 산림 재건 모델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민둥산에서 초록 강산으로: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탄소흡수원으로서 숲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한국의 산림정책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한국의 산림정책이 단지 '국내 성공'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글로벌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기록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산림 유산

대한민국의 산림녹화는 단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을 넘어, 황폐했던 자연을 되살리고 공동체를 재건한 국가적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성과의 확인'이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전할 소중한 유산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그 유산을 보존하고 확장해 나가는 일입니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 산불 등의 위협 속에서 산림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산림녹화의 성공 기록은 이를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으며, 전 세계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경험을 참고하여 생태복원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림녹화기록물을 통해 우리 자신도 '숲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고, 일상에서 탄소 줄이기, 도시 숲 보호, 산림 자원 절약 등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과거의 기적은 기록으로 남고, 기록은 다시 미래를 밝힙니다. 대한민국의 푸른 기적, 이제는 세계가 함께 기억하고 이어갈 차례입니다.